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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뻘글들

제주 게하 스텝 7일 채우고 도망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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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 달 살기도 아니고 보름 살기도 아닌,

3주 동안 제주도에서 스텝으로 살다 온 이야기 - 프롤로그 '이 시국'이 시작될 무렵 나는 막 서...

blog.naver.com

 

나는 4년 전에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3주간 스탭으로 생활한 적이 있다.(위 링크 참고)

그때는 쉼과 여행이 메인이었고, 이번에는 목표가 분명했다.

특정될까 봐 자세히는 말하지 못하지만 대충 수상 스포츠 배우기였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게하 스탭 모집글을 보고 연락을 했고, 그쪽에서 오라고 해서 갔다.

나이 때문에 좀 걱정했는데 운이 좋았는지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근데 가기 전날이었나.. 악몽을 꾸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게 복선이었나 싶기도 하고.. ㅋㅋ

꿈속의 게하 모습이랑 실제 모습이랑 조금 닮은 점이 있었기에 소름 끼쳤다.

 

💦 아, 여기는 사실 게하가 아니라 스포츠 센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숙식을 제공받고 청소를 하는 것은 여느 게하와 다름이 없기에 편의상 게하로 말하는 것이니 참고.

 

아무튼 제주도에 도착을 했다. 바람과 함께 비가 쏟아졌다.

게다가 버스 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힘들게 도착..^^

후.. 게하 도착 시간은 오후 9시가 넘어갔음.

 

근데 이제 처음 만난 게하 사장이 하는 말..

당신 때문에 배가 등에 붙을 것 같아~~ 왜 이렇게 늦게 와~~

ㅋㅋ..? 저는 분명 저녁을 먹었다고 했고요..?

그렇게 배가 고팠으면 그냥 드시지 그랬나요.. 굳이 같이 먹어야 할 이유가 있었는지..?

뭐.. 새로운 스텝 왔으니 반겨주는 것일 수도 있겠다고 좋게 생각했다.

암튼 저게 첫인상이었다.

 

첫째 날은 이렇게 집에서 제주로 입도하기였고,

둘째 날은 대회 구경하러 가기, 셋째 날은 성당 다녀오기.

나는 여행을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니었기에 싸돌아다니지 않았다.

게다가 3일 내내 비가 와서 어딜 가고 싶지도 않았다.

우산을 써도 소용없던 비바람..

 

아 내가 육지에서랑 다를 게 뭐지..? 현타를 느끼며 3일이 지났고,

드디어 넷째 날 첫 교육을 들을 수 있었다! 운 좋게도 교육생이 한 명이었기에.

재밌었다.


그럼 모집 글에 쓰여있던 업무를 통해 내가 왜 7일 만에 도망쳤는지 알아보자.

 

✅ 출근 : 9시~10시 사이 ➡️ 불만 없었음

✅ 오후 : 청소, 고객 응대, 장비 정리 ⬇️ 실제로 내가 한 업무

-
 

뭐.. 2시간 안에 끝나는 업무이긴 했다. 그래도 약간 힘들단 생각은 했다.

다른 게하도 이 정도 일할까?라는 생각 + 어차피 숙식을 무료로 제공받는 대신에 일하는 거니까..라고 좋게 생각했다.

 

저녁 : 인스타 홍보, 블로그 작성 ➡️ 1일 1포를 하라고요? ㅋㅋㅋ 인스타도 1일 1개..? 황당..

퇴근 : 교육 끝날 시(보통 7시) ➡️ 내가 머물렀던 일주일 내에 교육이 없었으므로 해당 x

할 일 : 교육생들 있을 땐 같이 수다 떨고 보드게임하기 ➡️ 마찬가지로 나는 해당 x

 

강아지 산책 필수 ➡️ 나는 당연히 밖에서 키우는 줄 알았음^^

어느 날은 깨어보니 내 침대 옆에 앉아있더라..? 진짜 너무 놀랬음.. 방까지 들어올 줄은..

그래서 펜스 쳐달라고 했는데 결국 내가 도망칠 때까지 안 해줬음^^ ㅋ

그리고 강아지 냄새, 발톱 등 관리가 전혀 안 되어 있었다..

오죽하면 교육생이 발톱 너무 길다고 깎아줘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스텝들이 말하는 건 귓등으로도 안 들음)

 

포함 : 스포츠 모든 강습비 무료(체험, 자격증반, 트레이닝) ➡️ 하.. ㅋㅋ 안 해주려고 하는 태도..

 

그리고 휴무날 터치 안 한다 + 언제든지 바다에 함께 나갈 수 있다고 쓰여있었다.

나는 음.. 7일 내내 바다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해당 x

 

 

자 그럼 도망친 결정적인 사건을 말해보겠다.

그것은 바로..! 블로그와 인스타 업무였다. 아니? 이건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장이었다!

 

블로그도 뭐 강습비 대신이라고 생각하고 충분히 써줄 수 있었지만,

콘텐츠(소재)를 주지 않고 알아서 쓰라는 건 좀 아니지 않나? ㅋㅋㅋ

게다가 사장은 휴무날에 무조건 밖으로 나가길 바랐는데, 근처 카페라도 가서 사진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라는 거였다.

물론 사비로^^ ㅋㅋㅋㅋ 게다가 조건도 참 까다로웠다. 사진 최대한 많이 + 동영상 1개 + 움짤 1개 필수.. ㅋㅋ

어디서 들은 건 있어가지고.. 어이가 없었다 진심.. 체험단도 그렇겐 안 합니다..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얘기를 했는데 말이 안 통했다. 더 이상 말해봤자 그냥 벽에다 혼자 소리치는 것 같았고,

사장도 오늘은 늦었으니(22시 넘었음) 내일 아침이 밝으면 나가달라고 했다.

 

후.. 그 늦은 시간부터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ㅋㅋㅋ

그렇게 나는 딱 7일을 채우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는 이야기.

제주에서 얻은 것은 스트레스와 모기 물림^^ 그리고 이틀 연속으로 악몽 꾸기.

하하.. 사실 저거 말고도 근무 표라든지, 다른 스탭을 통해서 지시한다든지 앞뒤가 다른 말들에 소통 어려움 등등..

일주일 동안 참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지만 여기까지..

 

사실 나 혼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스텝과 대화에서도 느낀 게 많다.

정말.. 그 스텝이 너무너무 불쌍했다.. 가스라이팅을 얼마나 당했는지..

그 친구는 단지 스포츠가 너무 좋아서 쉬는 동안 그거나 많이 하려고 내려왔는데,

생각보다 많이 즐기지 못했고 일만 엄청 했다고 한다. 그 친구는 성수기였고 나는 시즌 끝물이었으니..

게다가 그 친구는 추석을 포함해서 한 달 넘게 있었는데 자격증을 따지 못했다는 이야기.. 에바다 진짜

 

좋았다면 추억, 나빴다면 경험

 

 

아무튼.

패기롭게 도전을 외치며 제주에 내려갔지만 육지에서랑 다를 게 없는 생활에 현타가 왔고,

제주까지 갔는데 그래도 한 달은 채우자는 고민도 했지만, 이건 뭐 열정페이 노동착취도 아니고..

거기 있어야 할 이유가 없었기에 얼른 돌아왔다. 다른 게하로 옮겨갈까? 온 김에 여행이라도 할까?

하.. 정말 이런저런 고민 엄청 많이 했지만, 이미 너무 지겹고 지쳤기에 여행이고 나발이고 그럴 에너지가 없었다.

그 친구를 보면서도 느낀 게 많았기에 아, 7일이면 빨리 튀는 게 잘하는 거다! 싶었다. ㅋㅋㅋ

 

여기서 또 웃긴 건 그 친구도 이미 정떨어져서 자격증 포기하고 내가 나간 다음 날 관둔다고 얘기를 했는데,

나한테 무슨 얘기 들었냐, 나랑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보더랬다. ㅋㅋ 마치 내가 물이라도 흐리고 간 것처럼.

ㅋㅋ 그 사장이랑 나랑 한판 할 때, 이건 누가 잘했고 잘못했고가 아니라 단지 그냥 '안 맞는 것'이라고 했는데,

아니? 너님 잘못이 맞으세요 ㅠ 제발 반성 좀 하세요 노동착취 그만하시고요..

 

 

후후. 쓰고 나니 좀 가벼워졌다고 해야 되나. 유치한 것 같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정말 너무 받았었기에..

이젠 게하 스텝 쳐다보지도 않을 것(어차피 나이가 있어서 받아주지도 않겠지만)

왜 어린 20대를 선호하는지 한 번 더 느낄 수 있던 계기였다.

젊어서 부려먹기 쉽거든. 열정페이, 낭만 착취하기 좋거든. ㅋㅋ

 

4년 전에는 스텝 생활을 더 하고 싶었을 정도로 집에 오는 비행기에서 울었는데. ㅋㅋㅋ

물론 그때도 당연히 안 맞는 부분이 있었지만 이 정도 급은 아니었음.

그때를 생각하고 가서 더 그랬나 싶기도 하고..?

 

이 글은 단지 내가 7일 만에 도망친 이야기지만, 자신한테 잘 맞는 곳은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길..

명심해야 할 것은, 아무리 스텝 후기가 좋아도 자기한테 안 맞는 곳일 수 있다는 것.

 

아무튼 끝!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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