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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뻘글들

내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포기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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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수능 다음으로 가장 응시자가 많은 전문 자격시험 공인중개사.

올해는 코로나 때문인지 역대 최다로 작년보다 6만 명 더 늘었다고 한다.

 

나 또한 '노후준비'의 명목으로 시작을 했는데..

이러다가 정말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서 포기했다.

 

 

 


왜 시작했는지?

-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 아는 언니가 같이 해보자고 했음

- 진입장벽이 낮다(나이도 학벌도 안 따지는)

- 구체적인(?) 프리랜서라는 생각.

- 시험 자체는 어렵지만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할만하다는 말을 들어서 (ㅋ)

 

 

 

 


포기하게 된 과정

✍ 일단 늦게 시작했다는 점?(7월 말)

근데 사실 이 시험은 늦게 시작하든 빨리 시작하든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휘발성이 아주 강하기 때문이다.

 

 

 

✍ 일단 민법부터 시작

강의를 들을 땐 그래도 좀 대충까리 이해가 되는데

문제를 보면 '이걸 내가 들었다고?'

 

 

 

✍ 그래도 민법은 꾸역꾸역 인강 끝까지 다 듣긴 했다.(인강만)

이제 부동산 학개론을 시작했는데

민법 듣다가 학개론 들으니 새롭기도 하고 심지어 재미있었다;;

그러나.. 그래프가 나온 순간부터 도저히 머리에 안 들어오는 것이다.

그렇게 2파트부터 나가리 됐다.. 너무 초반에 포기한 건가 싶기도 한데,

연속으로 들어도 이해가 안 되는 걸 어떡해.. 크흡..

 

 

 

✍ 복습을 왜 안 했지? 민법은 그냥 날려버린 것..

공부 tip. 기본이론 강의를 듣고 나서 바로 기출문제를 풀어보세요.

 

 

✍ 학창 시절에 공부를 지지리도 안 했고 수포자였음.

그런 내가 선택한 공인중개사는 무수히 많은 자격증 중에서도 어나더레벨 급.

 

 

✍ 게다가 예체능 전공자에겐..

경제에 대한 기본 상식 제로는 물론 완전히 노베이스.

듣도 보도 못한 용어들과 너무나도 꼬인 내용들. 분명 한국어 맞는데?

 

 

 

✍ 직장인, 병행

진짜 못해도 2시간 넘게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강은 100개가 넘고 한 개당 거의 한 시간이라는 점ㅋㅋㅋ

몇 회독을 하라는데 그건 일찍 시작한 사람들한테나 해당되는 말이고

한번 듣는 것도 매우 힘들었다.

 

 

 

✍ 이해도 안 되는데 암기까지 해야 된다니..

너무나도 고역이었다. 복습을 안 했으니 더 문제였겠지만

풀 수 있는 문제가 거의 없었다.

 

 

 

✍ 생애 처음으로 이석증이라는 병이 생겼다.

좌절감이 계속 쌓이고 쌓여 스트레스가 심해졌다.

자존감이 낮아졌고 단순히 공부를 하기 싫은 게 아니라 온몸이 거부를 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 포기라는 부정적인 단어에 끝까지 가보려 했지만

그게 더 미련한 짓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건강을 위해서도 멈추는 게 맞겠다는 판단을 했다.

포기하는 것이 나쁜 것일까? 아니다.

나는 너무나도 객관적인 사람이라, 포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걸 잘 알았다.

무엇보다 빡대가리같은 나를 자책하는 것이 서글펐다.

 

 

 

✍ 이게 참 웃긴 게 머리로는 될 것 같다가도

책을 펴는 순간 못하겠는 것이다. 좀 더 일찍 시작했으면 할 만했을까? 글쎄.

 

 

 

✍ 1차도 이렇게 힘든데 2차를 어떻게 해. 헛된 노력이다.

아, 게다가 시험 보는 장소도 너무 멀었다. 왕복 4시간 거리..ㅋㅋ

게다가 붙을 수 있는 확률도 없고, 내년에 다시 공부할 생각도 없는데

끌고 갈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나는 나에게 나은 선택을 했을 뿐이다.

 

 

 

✍ 무엇보다 이 자격증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유가 없었다.

퇴근 후 자기 계발? 노후준비? 이런 걸로는 너무 약하다.

 

 

✍ 당연히 간절함도 없었다.

그냥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매일 '내가 이걸 왜 시작해서..'라는 생각을 달고 살았다.

 

 

 


 

 

현직 공인중개사의 현실적인 조언

- 누구나 알고 있지만 포화상태

- 영업을 '잘' 해야 한다.

- 마당발일수록 좋다.

- 뺏고 뺏기는 경쟁

- 개업하려면 역시 돈이 좀 있어야..

- 돈이 너무 없이 시작하면 남 좋은 일만 시킴

- 진상이 많다.

- 잘 안되면 손가락 빨아야 한다.

 

 

 

 

여기까지 포기한 이유를 참 장황하게도 썼다.

ㅋㅋㅋ와 진짜 너무나도 민망하지만 포기하는 방법을 배웠으니 됐다.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그런 걸까 아님 돈이 아까워서일까

후회가 안 남는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다시 책을 펴면 못하겠다.ㅠ

처음에 시작할 때 2년 잡고 한 건데 너무 숨 막힌다..

 

공인중개사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왜 이 자격증이 필요한지, 꼭 따야 할 이유를 생각해보고

정말 간절함이 있을 때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이 말을 쓰는 게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은 본인 하기 나름이다.

 

놀랍게도 공부를 끊으니(?) 이석증이 나아졌고 지금은 아주 평온한 상태이다.

자 다들

 

 

그럼 이만!

공인중개사 공부하는 분들 모두 합격하시길.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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