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은 동은을 홀로 서게 만들어준 음식이다.
어른(엄마, 선생)에게 보호받지 못하고 아무런 계획 없이 자퇴서를 내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김밥천국에서의 알바. 공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계절이 변하는 긴 시간 동안 김밥을 마는 어린 동은의 모습.
홀로 꿋꿋이 김밥을 마는 시간 동안 복수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복수를 해내고 마리라 다짐하며 인생의 다음 챕터로 나아가게 해 준 의미
그 복수를 잊지 않으리라 다짐이나 한 듯이 영양실조에 걸려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김밥만을 먹으면서 사는 동은의 모습을 통해 악에 받친 심리를 표현함.
아무도 믿지 않는 동은은 식기를 사용하거나 식탁에서 식사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음.
그릇에 놓여진 김밥을 먹는 장면조차 나오지 않고 그저 호일에 싸인 김밥을 오로지 혼자 있을 때만 먹음.
반찬을 늘어놓고 국을 끓이고 할 피요가 없는 음식이면서도 그럴 여유조차 부리지 못하고
치열하게 복수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삶을 표현한듯함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동은에게 식사란 '경계를 풀고 자신의 본성을 드러내는 행위'라고 생각함.
즉, 김밥 = 복수 이외에는 삶에 어떤 목적도 방향도 의지도 없다는 뜻
삼각김밥
김밥과 비슷하지만 다른 삼김은 우리가 아는 김밥의 모습이 아닌 것처럼
마치 자신이 바둑을 좋아하는 척 연기하는 거짓된 모습을 투영한 음식 같다.
그러나 삼김도 김밥이듯이 가짜로 시작하게 된 바둑이지만 어느새 자신의 삶의 일부가 된 바둑처럼 진실한 모습도 조금은 담겨있다.
그런 음식을 남들이 훤히 다니는 길가 한복판에 있는 편의점 창가에서 보란 듯이 먹는다?
= 도영 앞에서 경계 없이 자신의 일상 행위인 식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척 연기를 통해
도영이 더 확실하게 동은에게 넘어가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음
그리고 김밥의 김은 흑, 밥은 백으로 흡사 바둑 같은 느낌!
동은이 타인과 함께하는 식사란 모두 목적을 노리고 먹는 '척'하는 행위이다.
- 여정과 바둑을 두면서 마시는 커피
- 고교 시절 선생의 아들과 마시는 맥주
- 세명 학교 이사장을 불러내 먹인 회 코스
- 추 선생(단발 남선생)이 커피 한 잔 타오라는 식으로 얘기하자 자신은 필요 없다고 하는 모습
그리고 손명오와 국밥, 순대
손명오는 계속해서 동은에게 같이 밥이나 먹자고 가볍지만 끈질기게 얘기한다.
즉, 동은이에게 '나에게 경계를 풀고 네가 진짜 지닌 패가 무엇인지 보여달라'라는 요구처럼 느껴진다.
동은은 국밥집에서 식탁에 같이 앉기까지 했으나 식사를 거절했다.
근데 다음엔 오히려 먼저 나서서 분식집으로 손명오를 불러냈다.
명오가 자신의 유인에 완전히 넘어온듯한 모습을 보이자, 드디어 같은 편이 됐다고 확인시켜주듯이 손명오 앞에서 순대를 하나 집어먹는 모습!
강현남의 김치
처음 현남이 건넨 삶은 계란은 계약으로 이루어진 관계이므로 적당한 호의로 받아들임
그러나 역시 함께 먹는 모습은 나오지 않았음.
그 후, 현남과 작은 말다툼 뒤에 현남이 건넨 김치.. 살면서 엄마한테서도 받아보지 못한 한국인의 대표적인 애정과 정성이 담긴 김치를 타인에게서 처음 받아 본 동은은 과하다고 생각해 김치를 받아주지 않음.
그러나 작은 말다툼을 통해 현남에 대한 오해(나를 의심하고 있을 거라는)가 풀리면서
김치에 대한 마음만은 받겠다고 함. 쓸데없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 동은으로서 진심이 담긴 말임.
주여정과 먹은 음식
처음에는 바둑을 배우겠다는 목적 달성을 위해 여정과 커피를 마시곤 했다.
여정에게 자신의 모든 모습을 고백한 후에는 먼저 커피를 건네는 모습에서 경계가 확실히 풀린 것을 알 수 있음.
그리고 여정이 자기의 망나니가 되겠다고 한 후, 나란히 앉아 함께 여정이 가져온 뻥튀기를 먹는 모습은
동은의 온전한 민낯으로 함께 먹은 유일한 음식이었다.
이 드라마에서 현남도 딸과 저녁밥을 차려 먹는 게 소원이라고 했듯,
누군가와 같이 밥을 먹는다는 행위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뜻하는 것 같다.
동은과 현남은 평범한 일상일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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